[etc]Notion 첫 후기
의식의 흐름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따로 메모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서 그동안은 휴대폰에서 제공하는 작은 어플을 사용하고 있었다. 가끔가다 전에 메모해 놓은 자료가 어디 있었는지 찾아다니기도 하고, 사용하는 어플 외에도 산발적으로 에버노트에 적어두거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사용하거나, 디스코드 개인 서버를 만들어 적어두거나 했다.
그러다 얼마 전, 휴대폰을 새로 장만하면서 메모를 다시 정리하려는데 에버노트에 적어둔 메모가 떠올랐다. 그러다보니 각종 자잘한 메모들을 하나의 프로그램에 정리해 두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메모 프로그램을 찾아보던 중 해당 글을 발견했다
에버노트(Evernote)에서 노션(Notion)으로 떠난 이유
맞아맞아. 에버노트는 생각보다 자잘한 메모를 하는데도 너무 무거웠어. 노션? 이런것도 있구나. 어 근데 이 아이콘은?
차근차근 글을 살펴보던 중 노션의 아이콘이 눈에 띄었고, 이전에 본 적 있던 사이트가 하나 떠올랐다.
https://www.notion.so/bccbf1d9f1574cc49d6e8bf2a93a0803
위 사이트는, 내가 즐겨 하는 게임인 파이널판타지14에서 채집/제작직군에 관련한 정보를 정리한 일종의 공략 사이트였다. 그런데 이게 노션이라고? 그렇다는 것은 노션에서 작성한 메모를 정리해서 사이트처럼 노출시킬수도 있다는 이야기네?
그래서 (1) 발전 가능성이 높고, (2) 에버노트보다 가볍고 (3)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유로 노션을 써보기로 결정했다
노션의 첫 장점
노션을 설치하고 먼저 경험한 장점은 불러오기가 용이하다는 것이었다. 비록 에버노트 한정이지만, 내용을 거의 정확히 가져온다. 에버노트에 사용되던 노트북을 통쨰로 가져와, 노트북이 큰 페이지로, 노트북 안에 내용이 내부 페이지로 되어있었다. 내부 페이지를 꺼내 하나의 페이지로 다시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에버노트가 워낙 이쪽에서 유명하기도 하고, 에버노트에서 옮기려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런지 불러오기 기능을 강화한 것 같았다.
아쉽게도 다른 프로그램(내 경우에는 Workflowy를 테스트했다)은 그냥 텍스트 형태의 전체 내용을 하나의 페이지로 불러오는 것이 한계였다.
페이지 단위의 정리
에버노트에서 가져온 데이터를 정리한 이후, 기억나는대로 대부분의 정리 및 메모가 가능한 매체에서 내가 메모했던 내용들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핸드폰 어플, 카카오톡, 디스코드, Workflowy, 일부 하드에 존재하는 문서 파일 및 메모장에 적힌 내용들까지… 물론 대부분 사무적인 내용보다는 자잘한 정보 및 취미(게임, 만화 등)정보를 산발적으로 적어놓은 자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내가 수집한 자료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에 쌓인, 작은 메모와 링크부터 시작하여 하나의 단위가 될만한 글까지 꽤 많았다. 시간이 꽤 걸리기는 헀지만, 자료를 차곡차곡 노션에 쌓고 그것을 페이지 단위로 정리하면서 꽤나 정리되는 기쁨이 있었다. 페이지 단위로 정리하는게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지만, 점차 적응이 되면서 꽤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아쉬운 모바일
살짝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모바일(안드로이드) 버전의 노션이었다. 물론 큰 화면으로 보다가 작은 화면으로 보면 불편한게 당연했다. 페이지 리스트가 나온 사이드바도 감춰져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어플리케이션 시작 시 노출될 페이지를 따로 지정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맨 위 페이지를 노출하는 것 같아서, 맨 위 페이지에 모든 다른 페이지로 이어지는 링크를 만들어서 일종의 링크 페이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실행해보면 맨 위 페이지도 아니고 이전에 열어봤을법한 페이지가 나타난다. 이전에 마지막으로 열어본 페이지를 기록하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시작 페이지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던 링크 페이지는 지우고, 그러려니 순응하고 필요할 때 열어서 찾아보는 용도로 쓰고 있다. 하지만 분명 데스크탑의 강력한 기능이 많이 제약이 걸리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매일을 기록하다
노션으로의 일원화를 진행하고 있던 시기에, 취업 후기를 찾아보던 중에 Github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정확히는 Github나 블로그로 자신이 공부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Github로 블로그를 만들고, Github에 그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기로 했다. 처음에는 Github를 모르는 상태였기에, 단순하게 일기 형식으로 방치되어있던 Tistory 블로그에 수업을 듣고 그날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남겼었다. 그러다가 이것도 노션에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작성하던 내용을 노션으로 옮겼다. 그 이후에 Github로의 기본적인 백업 방법을 익히고 나서 그날 공부한 내용을 노션에 정리해서 Github에 올리고, 일기는 따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올리기 시작하면서 도움을 받은 기능이, 노션이 Markdown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블록이 마크다운과 호환되는 것이 많았고, 작성된 글을 복사하면 마크다운으로 붙여넣기가 되거나, 마크다운 파일로 내보내기가 가능했다. 물론 Github에서 사용되는 문법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부가적으로 Visual Studio Code로 수정을 해야 했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기본적인 마크다운 문법을 노션에서 사용해도 블록 대신 작동하는 기능도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노션에서 마크다운 문법으로 글을 작성하고 파일을 내보내기 한 다음, 간단하게 수정하고 Git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그날 배운 내용들을 Github에 올리기 시작했다. 물론 내용 자체는 자랑할만한 내용이 아니지만, 마크다운 사용이 된다는 것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노션의 장점으로 다가왔다.
걱정이 줄다
노션을 사용하며 든 또 하나의 장점은, 무료 사용자의 라인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Workflowy를 처음 접했을 때 나를 놀라게 했던 점이 바로 라인 수 제한이었다. 하지만 노션에는 그런 라인 제한이 없다. 즉, 무료 사용자라도 무한정 페이지를 만들고 무한정 문서를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유료 사용자에게는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아직 사무용으로 쓰지도 않고 협업용으로도 쓰지 않는 나에게는 필요 없는 기능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문서를 작성하거나 들은 내용을 정리하는 용도로 노션에 페이지를 만들고 글을 작성한 후 지워야 하는 강박이 없어졌다. 용량을 신경쓴다거나 제한 라인을 신경쓴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점점 쌓여가는 페이지를 보면서 “정리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한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그냥 쌓아놔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딱딱 필요한 정보만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나는 노션을 “나의 모든 흔적을 남기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노션은 그런 나의 생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프로그램
노션에는 기본적인 노트패드와는 다른 강력한 기능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아직도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런 강력한 기능들을 내가 필요로 하는 날이 더욱 기대가된다. 지금 나에게 노션은 어쩌면 그저 “나의 모든 흔적을 남기는 곳”일지라도, 나중에는 “협업의 장”이 될 수도 있고, 나만의 “위키”가 되어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템플릿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러지 않고 그냥 나의 기록처로 남게 되더라도, 당분간은 노션을 이용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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